6·25때보다 못한 국회 법안처리율…'사상 최악의 식물국회'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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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보다 못한 국회 법안처리율…'사상 최악의 식물국회' 오명
  • 뉴스1
  • 승인 2019.10.3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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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었다간 4차산업혁명 뒤처질 수 있는 데이터3법 등 '난망'
이해찬 등 與 지도부 데이터3법 처리 의지 밝혔지만 '미지수'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이 한 상임위원회 앞에 쌓여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이 한 상임위원회 앞에 쌓여 있다.

'한국전쟁때보다 못한 사상 최악의 식물국회'라는 오명은 여의도 뿐 아니라 대한민국 민생과 경제를 좀먹고 있다.

20대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지만 법안 처리율은 28.5%. 한국전쟁 기간이었던 제2대 국회의 법안처리율(60.6%)에 절반에도 못미치는 참담한 수준이다.
 
극심한 정쟁에 가로막혀 숨구멍이 막힌 법안들은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민생·경제와 직결된 중요 법안이지만 법안을 심사할 상임위의 법안소위를 여는 일조차 간단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 늦었다간 4차산업혁명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는 데이터3법을 비롯해 유치원3법, 탄력근로제 관련 법안 등이 대표적이다.
31일 본회의가 열리지만 이들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12월 초까지 이어질 예산국회 이후 본회의를 정치권이 사실상 총선 준비를 위한 휴지기에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여의치않다.
 
이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다급한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30일 오전 현장최고위원회를 빅데이터 기상정보솔루션 기업에서 열고 "데이터3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성장을 위한 필수 법안으로 꼽히지만 정쟁에 가로막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데이터산업을 법과 제도가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해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특히 손혜원 무소속 의원 부친의 국가유공자 서훈 논란으로 파행을 거듭해온 정무위원회는 금융·벤처업계의 속을 새까맣게 태웠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쥐고 있는 정무위 법안1소위는 지난 24일 처음으로 법안을 심의하기 시작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 1년여 만에 처음 법안1소위에서 논의에 돌입했지만 여야간 주고받을 '손익계산'때문에 다음달 추가 논의만 약속됐다.
 
모법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이 계류된 행안위도 지난 4월과 9월, 10월 총 3차례 법안소위를 열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의견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반복했다.

법안 내용 자체에 대해선 여야 이견이 크게 없음에도 번번이 국회 파행으로 인해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다.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에 힘써야 할 청년 기업인들은 국회 문턱이 닳도록 관계자들을 만나며 법안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정무위 법안소위가 이날 열린다는 소식에 지난 8월 오후 긴급하게 국회를 찾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정무위 여야 간사인 김종석 한국당 의원과 유동수 민주당 의원, 김병욱 민주당 의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등 정무위 소속 의원들을 차례로 만나 법안 통과에 힘을 실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김성준 렌딧 대표, 류준우 보맵 대표 등 유망 스타트업의 청년 기업인들의 손을 잡고 국회를 찾은 박 회장은 "규제와 입법환경 미비가 젊은 사람들의 기회를 박탈하고 싹을 꺾고 있다"며 "양당 간에 이견도 없는 법안이니 이제는 더 지연되면 안된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호소했다.
 
신속처리를 위해 지난해 12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도 처지는 마찬가지다.

패스트트랙에 올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지만, 국회 파행으로 상임위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 한번의 논의도 거치지 못했다. 오는 11월22일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지만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50~299인 사업장에도 시행되는 '주52시간 근로시간제'의 보완입법도 전망이 밝지 않다.

현행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노동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여야 이견이 커 법안 논의를 위한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단위기간을 1년으로 더 늘리고 선택근로제, 재량근로제 등 자율성을 위한 '+α'를 주장하면서 논의가 제자리다.

환경노동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예산을 심사 중이기 때문에 탄력근로제 논의는 지금 어렵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여기에 '주휴수당 일부 폐지'까지 얹은 한국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노동단체와의 관계 설정은 매우 부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저지'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총파업 등 강경투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