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일꾼'은 입을 조심하라
상태바
'풀뿌리 일꾼'은 입을 조심하라
  • 데일리울산(DailyUlsan)
  • 승인 2019.10.28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거에서 선출되는 지방 자치 단체의 장이나 의원을 우리는 '풀뿌리 일꾼'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선출직이지만, 기초지자체장들을 예전에는 목민관(牧民官-고을의 원이나 수령)이라고 불렀다.
광역·기초의원들은 지역민들의 대변자(代辯者)로 통칭된다.
따라서 이들의 말과 행동거지는 참으로 조심스러워야 하고 신중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울산지역의 목민관이자 대변자들의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23일 중구청 소회의실에서 발생한 박태완 중구청장 막말사건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박 구청장은 "감정이 격앙되고 흥분돼 벌어진 사태"라며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날 일은 동영상을 보고서야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게 될 만큼 감정이 격앙되고 흥분돼 벌어진 사태"라고 말했다.

주민들 앞에서 조합원과 구청장이 삿대질을 하면서 벌인 막말 파문에 대한 빠른 사과가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만 이 사과는 기자가 구청장실에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사과여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지난 15일 울산시의회 상임위 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 고호근 시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김선미 시의원에게 한 발언과 태도를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고 의원은 "어휴 참나, 회의진행 할 줄도 모르면서 앉아가지고. 검토해봐 어디 있는지. 회의진행을 뭐 한다 안한다 지금 이게 맞냐고. 잘못하고 있으니 방해하지. 법 검토 한번 해 보세요."라고 핀잔 투의 말을 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제가 알아서 합니다. 제 권한입니다."라고 응수했다.

상임위에서의 이 같은 공방·언쟁은 결국 동료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는 사태로 번지게 됐다.
민주당은 "의회에서의 물리력 행사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다"며 "의회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고성과 겁박으로 의사를 관철하려 했던 잘못을 인정하고 시민들께 정중히 사죄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울산시의원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회의진행과 소수야당의 의견을 묵살하는 다수당의 횡포"라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매미는 7년, 종류에 따라서는 17년까지도 땅속에서 지내며 5차례의 허물벗기 과정을 거쳐 비로소 매미로 탈바꿈하게 되는데 이처럼 매미가 되기까지는 혹독한 인내와 시련의 과정을 겪게 되며 세상에 나와서도 겨우 2~3주간 이슬과 나무진만 먹고 살다가 짧은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이렇듯 오랜 기다림 속에 세상에 나와 오욕에 물들지 않고 생을 마감하는 매미를 보고 옛 선인들은 곤충 가운데, 가장 고고하고 깨끗한 곤충으로 여기며 선비들이 배워야 할 최고의 덕을 가진 곤충이라고 예찬했다.

일찍이 진나라의 유명한 시인 육운은 매미를 보고 문(文), 청(淸), 검(儉), 신(信), 염(廉)의 5덕이 있다 하여 예찬론을 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임금이나 신하들도 이를 본받아야 할 징표로 삼았다고 한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자체장과 시·도의원들은 주민을 대표하기 위한 정치인으로 당선되기까지 비유하기에 적절치 못할지는 모르겠지만, 매미의 탄생처럼 혹독한 인내와 시련의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주민을 대표하는 선출직들은, 선인들이 왜 매미를 정치인의 징표로 삼았는지를 다시 생각해보며 말과 행동을 조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