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위기의 본질은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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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 위기의 본질은 ‘불확실성’
  • 데일리울산(DailyUlsan)
  • 승인 2019.10.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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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는 기상상태가 거의 똑같은 날 둘을 비교해 날씨 변화를 관찰했다.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기상상태는 단 하룻밤 만에 급속도로 바뀌었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날씨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예상치 못한 수많은 요소들이 날씨를 바꿔버렸다. 20세기 후반 과학계를 풍미한 '카오스 이론'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카오스 이론은 비선형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불확실성'을 설명한다. 비선형 시스템은 주어진 초기 상태의 작은 변화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구조를 가리킨다. 비선형 시스템은 그 특성 탓에 예측 가능성 면에서 분명한 한계를 가진다.

'불확실성'이 '리스크'와 함께 막연한 불안감을 의미하는 일반명사처럼 쓰일 때가 있다. 하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엄밀하게 구분된다. 불확실성은 발생확률분포를 알 수 없는 '위험'을 가리킨다. 반면 리스크는 발생확률분포를 일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교통사고나 질병에 대비하는 보험처럼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

불확실성이 인식될 경우 기업과 은행 간 자금경색이 발생하고, 기업은 재고나 고용을 선행적으로 감축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자산 가격의 하락을 부채질한다. 때문에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감이 심화된다. 특히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한 직후에는 마치 이러한 충격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것처럼 공포심을 더욱 크게 갖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이 현재 글로벌 경제 위기의 본질이고, 그 축소판인 울산 경제 위기의 본질이다.
울산은 저성장, 저물가, 저고용 등 지역에 장기간 머물고 있는 '저(低)기압'이 언제 물러갈지 예측 조차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해 있다.
울산 경제에 드리운 그림자를 두고 '디플레이션 경고'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은행은 섣부른 디플레이션 진단을 경계했지만, 여러 경제 지표를 보면 디플레이션 신호가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공개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현재 지방 시·도 지역을 중심으로 재고 주택가격 하락, 하락세 장기화, 미분양 적체 현상이 동시에 발생했다.

아파트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울산을 비롯한 부산, 강원, 충남 등은 10% 이상 내려갔다. 울산은 하락세가 34개월간 지속됐다.

아파트 시세 기준으로는 최고점 대비 지난 6월까지 경남 거제(34.6%), 창원 의창구(22.6%), 경북 포항 북구(22.6%)에 이어 울산 북구(22.5%)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최근 지역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지역의 리스크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울부경(울산, 부산, 경남)의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난 2017년부터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前)고점과 비교하면 각각 17.8%, 10.1%, 21.1% 떨어졌다. 또 울산과 경남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1.75%로 전국 최대 수준이다. 금융 리스크가 염려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경제가 디플레이션이 아니라는 한국은행의 주장과 대비된다.

한국 경제 상황이 과거 일본과 흡사하다는 염려도 커지고 있다. 성장 잠재력 약화에 국내 투자 침체, 부동산 시장 부진, 고용 환경 악화 등 여러 측면에서 일본을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저성장·저물가'증상은 디플레이션을 경고하는 위험 신호다. 과거 일본도 소비자들이 소비를 미루고 자산 가격 하락과 함께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내수가 침체되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중공업, 자동차, 석유화학 등 울산의 3대 주력산업에 대한 환상은 이미 저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울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부와 지차체는 시대적 요구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위기 탈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